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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농  
 

내가 추순덕 집사님 집에 가 보니까 뭣이 묘한 농(籠)이 있었습니다.
'아, 이거 참 이거 무슨 농이 이런 농이 있습니까?' 썩 열어 보이면서,
'오천 원인가 삼천 원 줬습니다. 그런데 이사 갈 때 좋습니다.'
보니까 뭣을, 이래 쑥 여니까 이래 되고 이러니까, 착착 접어 가지고 이라면 그렇고 그만 뭐, 사천 원인가 오천 원인가 돼요. 비닐로 했다던가?

그 사람이 뭐이냐? 광주리와 떡반죽 그릇에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. 어쨌든지 뭐 농(籠)은 옷 넣어 놓고 있으면 되는 것이고, 이사 가기 간편하고 거천하기가 간편하고, 그저 옷을 간직하면 되는 것이지, 그 이상, 뻔들뻔들 해 가지고 이사 갈라 하면 들어내기도 힘이 듭니다.

농 한 바리에 요새 오백만 원이니 천만 원이니 이걸. '다른 사람은 저 천만 원짜리 단스 들여놨는데 우리 남편은 이거 뭐 구백만 원밖에 안 되는 거. 내가 남 뒤에 갈 사람이오, 내가 앞서 갈 사람이지?
이거 더러워서 보기 싫다고 내버려 버리고, 그 사람들은 천만 원짜리인데 '우리는 천 이백만 원짜리를 했으면 좋겠다' 그게 축복이 아니라 저주입니다. 가구에다가 자기 일생을 바치는 것이 저주입니다.

(85012550) 9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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