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농부의 본능  
 

제가 어릴 때에 농촌에서 자랐는데
날씨가 말할 수 없는 더운 날이지마는
그 더운 날에 대해서는
원망하는 사람을 못 보았습니다.  

더워 오면 모두 말하기를  
아, 참 오늘은 불볕이다, 불볕.
오늘은 굉장히 더운데 말해놓고
그 다음에는 반드시 덧붙입니다.  
굉장히 더운데 참 날씨 잘한다.  
올해는 참 풍년이네.
이것이 본능이라.

여름날이 더운 것을 기뻐하는 것이 본능이라.  
여름날에 소나기가 와서
정신 못 차릴 만큼 이래도
모두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본능입니다.  

멸구가 나오니
아, 소나기 한 줄기 안 오나
소나기 한 줄기만 와도 이것이 절단 나는데.
모두 소나기 한 줄기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.

아, 닷새만 햇볕을 바짝 쪼여 주면 좋겠는데.
더운 날을 기다립니다.
이게 농부입니다.

(79080133)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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